『언어의 온도』라는 책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전 여자친구 덕분이다. 비록 지금은, '전(前)' 이라는 표현을 써야한다는게 마음이 아프지만, 만나오면서 여러모로 좋은 영향을 받아왔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사실, 연애중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그리고 내가 보고 싶은 책을 먼저 보기도 빠듯하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외면해오다 이별 후 비로소 보게 되었다는 점은 운명의 장난일까.
말의 품격처럼 언어의 온도 또한 공감을 일으키는 일화가 다수 수록되어있고 아름다운 문장들이 곳곳에서 보인다. 이 중 가장 깊은 감명을 준 구절은 아무래도 이상은의 노래 '언젠가는'의 가사를 적어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보니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예전에 혹자가 그랬던가, 훌륭한 책은 볼때마다 새롭게 읽힌다고. 주옥같은 가사 또한 언제 그 가사를 음미하는지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진정 사랑을 할때 당시에는 어쩌면 그것이 사랑인지 모를 수 있다. 예전 연애와는 다르다는 수준정도로 생각을 하거나 너무 편안하다고만 생각할뿐. 어쩌면, 헤어지고난 직후에도 그것이 사랑인지 모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이 진짜 사랑이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 온다. 젊음 또한 마찬가지가 아닐까. 어렸을때는 자신이 젊다는 것을 은연중에 알고는 있지만, 진정한 젊음은 어쩌면 그것을 잃은 이후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
『언어의 온도』 에서 내가 감명을 받았던 부분은 이상은의 가사이지만, 다른 독자에게는 다른 일화, 다른 구절로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일상에 지쳐있고 위안이 필요할 때, 언어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을 때 가벼운 마음으로 펴볼 수 있는 책이다.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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